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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잔혹동시 논쟁과 우리 사회안녕하세요..좋은하루되세요

작성자
오명환
작성일
2016.12.09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244
내용

  처음 잔혹동시 기사가 세계일보를 통해 다음포털에 나왔을 때 기사를 읽고 처음 든 생각은


 제 개인적 가치관으로는 그 부모와 출판사의 의도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끔찍한 동시의 내용은 물론이거니와 그것을 묘사한 삽화는 어떤 변명도 용납할 수 없는 


다분히 의도적이고 철저하게 준비된 프로젝트였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증거였습니다. 


후에 아이의 어머니가 책의 제작과정과 삽화구성에 대해서도 아이와 함께 의논까지 하면서


이루어졌다는 말을 읽고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이 시점에서 제가 느낀 중요한 팩트는 아이의


보호자인 어머니와 불쾌감을 느끼며 출판사와 어머니를 비난하는 저를 포함하는 다수의 사람들의


논쟁의 출발점이 다르다는 것이었습니다. 



  먼저 동시를 쓴 아이의 어머니 입장에서 극히 일부분인 한편의 동시를 통해 평범한 또래 아이들이


지닐 수 없는 아이의 천재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도리어 폄하 받는 것에 대해서 다수가 가한


폭력성을 경험했다고 봅니다. 어머니의 입장에서는 아이의 잔혹한 표현마저 아이의 순수하고 오염되지 않은


마음에서 나온 칭찬받아야 할 표현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이런 평가는 충분히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의 어머님이 시인이라면 더더욱 이해가 갑니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에 있습니다. 그 동시들이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고 지극히 개인적 울타리 안에서 통제된 가운데 


읽혀지는 한에서만 가능한 평가라는 것입니다. 그 가정 안에서 아이가 지은 동시들의 내용이 어떻든 그리고 그 시들


어떻게 평가하든 그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기 때문에 누군가 비난한다면 그것은 월권행사이며 개인의 자유를 


해하는 행동일 것입니다. 그런데 평가에 있어서 대중에게도 똑같은 자유를 부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 사람의 독자라도 자신이 내릴 평가의 자율성을 침해받는 조건 안에서는 제대로 된 공정한 평가나 비평을 할 수 없


을 것입니다. 즉 아이의 동시를 그 부모와 몇몇 소수 지인들의 긍정적 평가를 담보로 사회의 다수들에게까지 똑 같은 


평가를 요구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다른말로 해서 어머니가 자신의 딸의 훌륭한 동시에 대해 자신과 같은 긍정적 평가만을 요구하는 것 또한 


폭력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동시집이 우리 사회 안으로 대중화될 때 그 동시집은 더이상 한 개인의


저작물로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문화적 컨텐츠의 한 부분이 되기 때문에 그 영향력을 염려하는 구성원들이 


비판은 당연한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특별히 10살 짜리 어린이가 쓴 동시집이란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자신들의 어린 자녀들의 교육과 정서적 영향에 민감한 구성원들 일수록 비판은 더욱 강할 것입니다. 이번 논쟁에서 


동시집에 대해 비판하는 대중의 출발점은 바로 여기에 있어야 하고 여기에만 머물러야 합니다. 그래야만 비판의 정


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처음에 대중들은 잔혹한 내용을 담은 동시집을 아무렇지도 않게 출판하고 서점에 배


포한 출판사와 부모가 보여준 지극히 자연스런 태도에 대해 분개했습니다. 그리고 책을 수거해서 파기한 다음에도 


여전히 대중의 반응을 이해하지 못하는 어머니의 태도가 논쟁을 더더욱 부추겨 왔습니다. 그러나 비난하는 대중은


비난의 출발점인 정당한 자기 보호 차원에 머물러야 합니다. 자신들의 자녀들에게 미칠 수 있는 좋지 못한 영향들에 


우려하는 차원에서 스스로 보호하려는 단계를 벗어나 아이의 어머니의 교육방식이나 아이의 정서상태 같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들에 대해서 비판하거나 언급하는 것은 월권행위이며 개인적 인권의 침해이며 이 논쟁의 촛점을 흐리는 


어리석고 편협한 행동이 되는 것입니다. 이런 행동을 함과 동시에 대중들이 출판사와 부모들에게 가했던 정당한 비


판은 정당성을 잃어 버리고 그 동안의 논쟁은 말 그대로 가치없고 수준 낮은 언쟁으로 전락하게 됩니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도 논점을 흐리고 마녀사냥하듯 그 어머니와 아이를 몰아 부치고 입에 담지 못할 비난을 한 사


람들의 행동들이 있었습니다. 촛점을 잃은 무분별한 비난은 그 자체가 잔혹하고 끔찍한 흉기가 되어 상대를


공격하게 되고 상처를 주게 됩니다.  그리고 대중이 자신들의 보호차원에서라도 당연하고 정당하게 사용할 수 있는


행동까지 다수대중이 소수에게 가하는 무분별한 폭력으로 변질하게 합니다.  

    


  이 논쟁에는 언론의 의도된 프레임만들기가 있었다고 봅니다. 결론을 다 만들어 두고 비난의 여론을 조성하려는 


언론의 태도는 대중독자들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통제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대중은 그 언론의 의도


까지 파악하기에는 너무 성급합니다. 그래서 비판해야할 상대를 한번 더 깊이 고찰할 시간조차 가지려 하지 않습니


다. 다수 대중은 자신들의 권리 혹은 자유를 위해 강제적으로 소수 혹은 개인의 자유를 침해할 수는 없습니다. 그 반


대도 마찬가지여야 합니다. 그러나 많은 경우 그런 일들이 일어나왔고 이번 이슈도 누군가에게는 그렇게 비쳐질 수 


있다고 봅니다. 이 논쟁을 마치 진보와 보수의 대결처럼 만들어 버리고 있는 웃지 못할 댓글들도 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말하고 싶습니다. 자유는 성숙한 책임의식을 동반해야 할 때만이 진정으로 누릴 수 있고 다른 사람들에


게 어떠한 강제적인 요구도 하지 않는다는 전제가 있을 때 가능할 것입니다. 동시집을 쓴 아이가 훌륭한 어른으로 성


장해가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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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날씨라 정말 좋네요 좋은하루되시고 이곳에 함께있는이 행복하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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